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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 다른 청춘들, 취업 꽃길만 걷길(인천일보/이정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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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 다른 청춘들, 취업 꽃길만 걷길

[이정현 성남 일하는학교 사무국장]

학교 밖 청소년·비진학 청년 등 맞춤형 지원
“10년 만난 제자 일자리 찾았을 때 눈물 글썽”
“운영 어렵지만 멘토 발굴·연계 지속할 계획”

“시작점이 다른 청년들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 주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정현(43·사진) 일하는학교 사무국장은 12일 “학교밖청소년과 일반 청년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 때문에 출발점이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이런 차이를 좁혀 주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많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학교밖청소년과 청년의 자립을 돕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함께 활동하던 선생님, 후원자 등과 1년여 준비과정을 거쳐 '일하는학교'의 문을 열게 됐다”고 했다.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일하는학교는 2013년 2월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가족이나 사회 제도에서 조금 비켜 있는 학교밖청소년과 대학 비진학 청년, 1인 가구 청년 등의 취업을 돕는다.

일하는학교는 학교밖청소년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인 '길찾기학교'와 대학 비진학청년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꽃길 프로젝트' 등을 운영한다.

“청년 학생에게 교육비를 받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 또는 기부금으로 운영합니다. 학생 대부분이 부모와 가족의 경제적 지원 없이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거나 1인 가구이기 때문입니다. 취업률이나 실적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보다는 한 사람의 학생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하는학교 출신 청년 300여명이 보육교사, 사회복지기관, 사회적기업, 정보기술(IT), 게임개발자,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오랫동안 만나온 제자가 첫 일자리를 얻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0여년 동안 만나온 제자가 서른이 넘어 취업했습니다. 시도했다가 포기하기를 수차례 반복해서 저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남들 보기에는 별 볼 일 없는 직장일지 몰라도 무수한 실패와 포기과정을 지켜봐 온 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선생님,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에 계속 있어 줘서 고마워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을 때,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죠. 일하는학교 출신 청년이 직업인으로서 성장한 다음 조합원으로 가입해 후배를 위해 진로 멘토를 하는 것에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재정과 인력 부족으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설립 당시에는 청년 지원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어요. 지금은 후원자도 늘었고, 예산 지원도 생겼지만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일하는학교를 찾아오고 필요로하는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더 선생님도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 기적처럼 해결방법들이 나타나서 지난 8년을 무사히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이정현 사무국장은 청년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역사업체와 진로 멘토를 계속 발굴하고 연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좋은 어른,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일하는학교의 핵심가치입니다. 그리고 청년 청소년들을 만나 상담하고 대화하고 지지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청년활동가들을 키워 나가려고 합니다. 학교밖청소년의 자립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계속 찾아가려고 합니다. 지역사회 안의 다양한 사업체와 직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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